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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로드 : 영원이 바라는 것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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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플레이어로 참가하게 된 아리안로드 탁. 불길의 시 길드 멤버 그리고 모구님 마스터와 함께 했다.
개인적으로 동료 PC나 NPC, 사건에 대한 시각이나 감정은 롤플레잉하는 캐릭터에게 매소드로 이입한 그대로 갖게 되는데... 엄밀히 따지자면 세계를 제삼자의 눈으로 보는 인외의 사고관에 가까운 PC 특성상 캐릭터들의 사정에 감정적인 몰입을 하는 경우는 없고, 이번에도 어김 없이 가치판단적인 단상만 남았다. 캐에 따라선 감정 몰입을 정말 많이 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참 몇 번 겪어도 그때마다 새로운듯... 

각기 다른 종류의 행태를 보이는 두 마족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을 비교하게 되는데, 얼핏 다른 양상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일치하는 본질을 가진 부분에서 모구님의 마족에 대한 해석이 잘 엿보여 즐거웠다. 새 길드 스킬을 취득하면서 정예:마족을 (세션 직전이라 따지자면 마스터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주장한 것까지 연결해 생각하면 재밌기도 하고... 전투에서도 다양한 맵 활용이나 지형 자체에 들어가는 기믹이 등장해서 재미있었다. 거대한 적이라는 건 장면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주기도 좋은 요소라서 시각적으로도 즐거웠음... 마스터를 더 자주 하다보니 라이터/마스터 관점이 빠지지 않은 상태로 감상을 쓰게 되네요 그렇게 됐습니다
세계관과 추구하는 스토리의 커다란 방향성이 잘 맞는 사람의 자작 시나리오를 감상하는 건 늘 새롭게 재밌는듯... 앞으로도 더 많이 시나리오 써주길 바람...

나름대로 테스트 플레이었던 거로 기억해서 가볍게 피드백도 적어봄
캐릭터들이 NPC와의 유대 관계까지 생성할 필요는 당연하게도 없지만, 이 시나리오가 NPC와 주고받는 롤플레잉을 중시하고 또 헤니르라는 캐릭터가 갖는 배경과 행동 동기가 클라이막스의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지요. NPC가 중간부터 모든 것을 다 밝힐 수는 없겠으나 대화를 시도해도 너무 단서를 꽁꽁 감추는 NPC는 플레이어들의 교류 동기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테플에서도 미들 전투 전까지도 여러 차례 헤니르와의 대화 시도가 있었지만 핵심에 근접할 만한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롤플레잉 자체를 즐기는 플레이어도 물론 있겠지만, 헤니르가 이 시나리오의 키퍼슨인 만큼 시나리오의 핵심을 찾아가는 수단으로도 이 대화가 작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정답을 찾지 못했다'는 감각 또한 들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왜냐하면 개요부터 헤니르의 속마음을 알아내는 것을 시나리오가 *과제*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도 헤니르라는 개인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정보가 아주 안 나온 건 아님.) 예를 들어서 아주 오래 살았다는 정황을 암시한다던지, 마족의 생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해준다던지, 좀 더 과감하게 중간에 그가 마족임을 밝혀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미들 전투 직후의 씬에서 반전 요소는 덜해지겠지만요) 반대로 헤니르가 질문을 던져줘도 좋을 것 같아요 마족의 진정한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던지... 의뢰 받았던 대상인 마족이 미들 전투에 나오는 시점에서 플레이어들은 이게 전부가 아니구나, 하고 메타적으로 인지하겠지만 그 전부터 암시가 더 있어도 전체 흐름적으로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네요. 이건 구조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저의 취향 문제에 가깝기 때문에 대단히 아쉬운 부분은 또 아닙니다...

음악 좋아하는 마족. 바드 스킬. 이런 연상으로 대충 디버프 파티가 될 거라는 메타 인지를 통해 대비해 갈 만한 힌트가 분명히 있긴 한데 이것도 조금 더 명백해져도 좋을 것 같아요. 직관적인 힌트를 리서치 타임에 제공한다던지 선금으로 BS 해제 아이템을 보수로 끼워준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전투 기믹이라는 건 파훼하는 것까지가 예비되어 있는 쪽이 플레이어 성취가 오른다고 생각을 합니다